스위티님 안녕하세요. 계속되는 혹한과 폭설로 꽁꽁 얼어붙은 날씨가 입춘이 지나니 한결 따뜻해졌어요. 절기마다 신기하게 변화하는 날씨를 보면 우리 조상님들은 어찌 알고 24절기를 만드셨을까 싶습니다. 스위티 분들은 여름을 좋아하시나요? 겨울을 좋아하시나요? 🌸윈터는 개인적으로 여름을 더 좋아해요. 이유는 퇴근할 때 아직 해가 떠 있으면 왜인지 조기 퇴근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더라고요. 요즘 해가 살짝 길어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답니다.
디어 스위티 25호에서는요, 조심스럽게 꽃 시장 방문 tip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이주의 꽃으로는 여리여리한 외모와는 다른 반전 꽃말을 가진 꽃 마트리카리아를 소개해 드릴게요, 2월 중순의 플로리스트는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보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꽃 시장 꿀팁💐🍯
꽃 시장 가기 딱 좋은 시간
오늘 주제는 사실 조금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해외에서는 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만 꽃 도매시장의 출입이 가능한데 우리나라는 일반 고객들에게도 꽃 시장이 개방되어 있어 누구나 도매시장에서 꽃을 구매할 수가 있어요. 이러한 이슈로 꽃시장에서는 사업자에게 부여하는 목걸이도 발급했었지만 무용지물이 되기도 했어요. 꽃을 판매하는 사람들에게 도매시장의 자유로운 출입과 구분 없는 가격은 사실 반가운 일만은 아닐 겁니다. 그래서 관련 업종 종사자가 아니라면 꽃을 구매하기에 비교적 나은 시간을 추천드리려고 해요.
한 번쯤 꽃 시장에 방문하신 스위티 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요. 저 역시 꽃집을 시작하기 전에 취미로 오랫동안 꽃을 배워왔기 때문에 가끔 꽃 시장에 가는 건 신나는 일이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저 꽃이 좋아서 갔을 뿐인데 꽃을 생업으로 하시는 분들께는 반갑지만은 않은 손님일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꽃 시장을 방문했던 저의 경험을 토대로 모두에게 평화로울 수 있는 방법을 조심스럽게 전달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주로 양재 꽃 시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양재 꽃 시장 위주로 이야기를 해볼게요. 생화의 경매는 월, 수, 금 일주일에 3번 밤 12시부터 이루어집니다. 도매 사장님들은 그때부터 경매를 보시고 대략 4시경이 되어서야 경매를 마치고 상품들을 진열하세요. 경매가 늦어지는 날도 있기 때문에 진열이 더 늦어질 때도 있습니다. ‘꽃 시장 = 새벽 시장’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 시간대에 꽃 시장을 방문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하지만 이 시간은 정말 바쁘게 오픈 준비를 하는 시간이라 도매 사장님들이 정신이 없으실 시간입니다. 이 시간에 방문하셔서 꽃의 이름을 하나씩 물어본다거나 가격을 물어보신다면 대답 없는 사장님들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이때에는 사장님들도 아직 가격을 잘 모르실 때도 있답니다.
새벽은 너무 피곤하니 밤 12시 땡 치면 방문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직 경매가 이루어지지 않은 시간이라 시장에 있는 꽃들은 전날 경매받은 꽃들입니다. (꽃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경매가 없는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이 시간에는 출근 전이신 도매 사장님들도 많으셔요. 혹은 뒤에서 주무시고 계십니다. 즉, 밤 12시 ~ 오전5시는 무리해서 밤잠을 설쳐가며 방문하기에 좋은 시간대는 아니랍니다.
그렇다면 오전 6시는 어떨까요? 이제는 소매 사장님들이 오실 시간이에요. 매장 오픈을 하셔야 하니 매장 오픈전 새벽 시간 주로 5시 이후부터는 소매 사장님들이 장을 보실 시간이에요. 본격적으로 손님을 상대하시는 도매 사장님들도 꽃을 싸고 실어주시느라 바쁘시답니다. 택배로 보내야 하는 꽃들도 싸야 하고 배송 기사님들도 왔다 갔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피크시간이에요. 10단, 20단, 1박스씩 사는 소매 사장님들 사이에서 꽃 한 단을 구매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럼 오전 6시도 땡입니다! 그럼 언제 가야 할까요? 매장 오픈을 위해 소매 사장님들도 꽃 시장에서 매장으로 출발하셨을 그쯤이 되면 꽃 시장이 조금은 한가해집니다. 그때가 되서야 도매 사장님들도 식사를 하시고 잠시 눈도 붙이면서 한숨 돌리실 거예요. 꽃 시장의 오픈 시장은 새벽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입니다. 대략 오전 10시 이후가 되면 꽃으로 생계를 하시는 분들은 많이 빠져나가셨을 시간이에요. 물론 예외의 경우도 많습니다. 🌸윈터의 경우는 늦게까지 업무+공부를 하는 일이 많아서 새벽시장을 극도로 힘들어하는 케이스예요.. 으하하. (게으르다는 말을 미화 중)
저는 주로 오전 10시 이후에 꽃 시장을 방문합니다. 그래도 10-11시 경이되면 도매 사장님들도 정신없이 일하시다가 어느 정도 평화를 찾으시더라고요. (시즌 제외) 그리고 경매가 없는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이 시간쯤 방문하시면 조금 덜 북적이는 시장을 보실 수 있으실 거예요. ‘그 시간에 가면 꽃이 없는 것 아닐까요?’라고 질문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꽃은 충분히 아주 많이 많이 남아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꽃 시장은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책임지는 공간이랍니다. 꽃 시장이 바쁜 시즌에 방문하시면 가끔 냉랭한 도매 사장님들을 만날 수가 있어요. 꽃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너무 정신없는 시기에는 모두가 예민해져 있기 때문에 그런 시기에 방문하시는 건 별로 추천드리지 않아요. 상처받고 오실지도 몰라요..😥
그리고 방문 전 미리 알아두시면 좋은 부분! 카드 결제는 불가능합니다. 현금이나 계좌이체만 가능합니다. 한 송이씩 구매도 불가능해요. 꽃들은 모두 한 단씩 구매가 가능하답니다. 구매하실 때 똑같은 꽃인데 여기는 비싸고 저기는 싸다? 하는 가격 차이를 느끼실 수 있는데 그것은 꽃의 등급이 다르고 경매 가격이 다른 것이랍니다.
꽃 시장 방문 시 꿀팁! 도움이 되셨나요?💐
2월 3주 추천 꽃 여려보여도 강인한 꽃, 마트리카리아
이번 주 스위티 분들에게 추천드릴 꽃은 마트리카리아입니다. 마트리카리아라는 어려운 이름보다 캐모마일이라고 하는 것이 스위티 분들에게 더 친숙할 것 같아요. 매장을 방문하시는 고객님들은 작은 계란같이 생긴 꽃이라고 이야기하시더라고요. 노란색 동그라미를 중심으로 흰색 꽃잎들이 총총 자리를 잡고 있는 귀여운 꽃이에요. 마트리카리아는 수입과 국산으로 모두 들어오는데 요즘 얼굴이 비교적 크고 튼튼한 마트리카리아가 많아서 이번 주에도 잔뜩 데리고 왔답니다. 여리여리한 꽃이니 만큼 오래가지 않을 것 같지만 연하고 가느다란 줄기에 비해 오래가는 꽃이에요.
마트리카리아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꽃향기가 아니라 특유의 향기를 가지고 있어요. 표현하기 어렵지만 풀냄새 같기도 하고 쌉싸름한 향기가 나는 것 같아요. 줄기도 가늘고 꽃잎도 여리지만 의외로 꽃말은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이라는 강직한 뜻을 가지고 있어서 ‘굳건한 사랑’을 의미하기도 한답니다.
✔ 마트리카리아가 들어간 꽃다발
잔잔한 얼굴들이 한 대에 아주 많이 붙어있어서 한 대로도 풍성한 느낌을 줄 수 있어요. 꽃다발을 만들 때 예쁘게 꽃다발을 채워주는 필러의 역할 잘 해준답니다. 사실 마트리카리아가 여린 꽃인 만큼 꽃이 좋지 않은 시기에는 물이 쉽게 내리고 줄기가 고꾸라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이유로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빵실빵실 꼿꼿하게 얼굴을 세우고 있답니다.
노랗고 흰 꽃의 색이 밝고 화사한 느낌을 주어서인지 실내 인테리어 사진이나 감성 사진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꽃이에요.
✔ 마트리카리아와 마가렛
마트리카리아는 마가렛, 데이지와 헷갈려 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생김새와 색이 비슷해서인데 마트리카리아는 그 두 꽃들에 비해 현저히 사이즈가 작답니다. 50원짜리 동전 혹은 100원짜리 동전만 한 얼굴을 하고 한 가지에 많은 꽃 얼굴을 가지고 있다면 그 꽃이 바로 마트리카리아랍니다. 보통 꽃 시장에서 절화로 만나는 마가렛과 데이지는 500원보다도 더 큰 얼굴을 가지고 있거든요.
✔ 마트리카리아가 들어간 꽃다발
이번 주에는 마트리카리아를 데리고 오시면 몽글몽글 귀엽고 따뜻한 분위기의 집안을 맞이하실 수 있을 거예요!💐
겨울 끝자락의 꽃집 일상
2월 셋째 주를 맞이하기 전 원고를 쓰고 있는 🌸윈터는 사실 긴장이 잔뜩 되어있는 상태랍니다. 2월 셋째 주~넷째 주 예약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에요. 2월 셋째 주에는 대학교 졸업식이 줄줄이 있고 그 중간에 밸런타인데이가 있답니다. 아마 스위티 분들이 디어 스위티를 읽고 계신 그날에 🌸윈터는 또 츄리닝에 헝클어진 머리로 매장을 지키고 있겠네요.
사실 제일 처음 매장을 오픈했던 2018년에는 매장이 너무 깨끗하기도 했고 아직 바빠지기 전이라 꽃집 사장님은 예쁘게 하고 있어야 한다며 옷도 차려입고 예쁜 앞치마도 하고 화장도 열심히 하고 다녔더랬죠. 햇수로 6년이 된 지금..
특히 겨울 시즌 저는..
-기모가 가득한 고무줄 바지: 꽃과 식물들 때문에 히터를 빵빵 틀 수가 없음
- 지저분한 손을 슥슥 닦아도 티 안 날 따스운 상의: 이젠 앞치마도 거추장스러움
- 임부용 슬리퍼로 불린다는 편안한 슬리퍼: 하루 종일 서서 일해야 해서 신발이 불편하면 허리 아파요😭
- 마스크 쓴 후로 화장은 안 합니다. 하하하. 머리카락이 방해하면 가차 없이 질끈 묶어버려요.
어쨌든! 코로나로 인한 실내 마스크도 해제되면서 이제 많은 학교들이 줄줄이 졸업식과 발표회를 하고 있어서일까요. 이번에는 그동안 잠잠했던 대학교 졸업식도 좀 더 활기를 띠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가족단위로 소소하게 사진을 찍는 정도였다면, 이번에는 단체 꽃다발 예약이 많은 걸 보니 학과 차원에서 혹은 후배들이 선배들의 졸업 꽃다발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답니다.
또 하나 올해 많아진 행사는 바로 어린이 발표회와 졸업식!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발표회는 몇 년간 아예 진행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2월 넷째 주에는 아이들의 발표회와 졸업식이 매일매일 다른 유치원에서 줄줄이 있답니다. 아마 작년 이맘때쯤 키즈 꽃다발을 보여드린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 것은 또 귀여운 포인트가 있어야 하잖아요! 사실 어젯밤 늦게까지 매장 문을 잠가놓고 아이들 상품을 잔뜩 만들어두고 퇴근했는데 나올 때 보니 비비드 한 색상에 알록달록 난리가 난 매장을 보면서 약간 선물가게 느낌, 약간 사탕가게 느낌, 약간 인형가게 느낌..이 들었어요.
스위티 분들과 다음 호에서 만날 때면 이 모든 행사들도 종료되고 다시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기 직전이겠네요. 바쁜 겨울 시즌 잘 마무리하고 귀여운 아이들 꽃다발은 그때 다시 보여드릴게요!💐
요즘 SNS를 보면 올해 벚꽃 개화시기와 벚꽃 스폿이 벌써부터 난리더라고요. 다음 인사를 드릴 때는 어느새 3월이 코앞이라 봄으로 설레는 마음이 살랑살랑거리고 있을 것 같아요. 작년 봄에는 대구에서 본 벚꽃 소식을 전해드렸었는데 올해에는 어디로 벚꽃을 보러 가면 좋을까 고민해 보고 있답니다.
스위티 분들은 2023년 봄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곧 봄이 와준다는 생각만으로도 참 설레는 계절인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봄날에도 스위티 분들과 함께 꽃 이야기를 나눌 생각으로 들뜨는 디어 스위티!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요즘 살짝 풀린 날씨 때문에 감기 걸리기 좋은 시기인 것 같아요. 건강 조심하시고 2주 후 2월 28일 화요일에 디어 스위티 26호로 찾아뵙겠습니다.💐